브로콜리는 쪄먹고, 마늘은 다져먹어야

신선한 생채소를 먹고 나면 몸 안이 깨끗이 청소된 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채소라고 해서 항상 생으로 먹어야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익혀먹는 것이 건강상 더 유익할 때도 있다.

익혀먹기 좋은 대표적인 채소로는 브로콜리가 있다. 브로콜리를 비롯한 십자화과 채소는 식물 속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인 설포라판의 좋은 공급원이다. 이 성분은 강력한 항암물질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브로콜리에 들어있는 설포라판이 제대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효소의 일종인 미로시나아제의 도움이 필요하다. 미로시나아제가 파괴되면 설포라판이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연구팀이 브로콜리를 삶고, 찌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본 결과, 5분간 찜통에 넣고 찔 때 미로시나아제가 가장 잘 보존되는 결과를 보였다. 끓이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1분 이내로 효소의 대부분이 파괴됐다.

잘 익힌 브로콜리를 미로시나아제가 들어간 다른 생채소와 함께 섞어 먹으면 설포라판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 연구팀이 실험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 실험 결과다.

한 그룹에게는 익힌 브로콜리만 먹도록 했고, 또 한 그룹에게는 익힌 브로콜리를 먹은 다음 미로시나아제가 들어간 또 다른 음식을 먹도록 했다. 그러자 후자 그룹에 속한 실험참가자들의 혈액과 소변에서 더 높은 수치의 설포라판이 측정됐다.

브로콜리뿐 아니라 양배추, 겨자, 와사비, 무 등에도 미로시나아제가 들어있어 설포라판의 형성을 돕는다.

브로콜리는 쪄먹을 때 건강상 이점이 향상되는 것처럼 식재료에 따라 건강하게 먹는 방법도 각기 다르다. 마늘은 으스러뜨리거나 다진 다음 다른 음식에 섞기 전에 10~15분 정도 그대로 두면 비활성 성분들이 알리신이라는 성분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이 성분은 혈류의 흐름을 돕고 항암제로 작용한다.

토마토는 항암작용을 하는 리코펜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은 익혔을 때 체내에 더 잘 흡수되는 성질이 있다. 사과에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도 익혔을 때 더욱 영양효과가 높아진다. 단 채소나 과일을 끓는 물에 두게 되면 물에 용해되는 성질을 가진 비타민 C, 엽산, 니아신 등이 손실되므로 살짝만 익히는 요령이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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