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도 유전? 날씬한 사람엔 특정 박테리아


날씬하거나 뚱뚱한 몸매는 노력 유무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날씬한 사람들의 몸속에서 발견된 특정 박테리아가 비만인 사람들의 몸속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 박테리아가 비만을 막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내장에 기생하는 박테리아인 ‘크리스텐시넬라 미누타(Christensenella minuta)’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적 성향이 있으며 비만을 예방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학의 분자생물학 및 유전학과 줄리아 K. 굿리치와 루스 E. 레이는 영국에 거주하는 416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고, 연구결과를 ‘세포저널(Journal Cell)’에 발표했다.

어린 아이가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면 대개 상당 부분의 책임은 부모에게 돌아간다. 부모의 안 좋은 식습관이나 수면습관 등이 자녀의 체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반면 비만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비만은 생활습관뿐 아니라 유전적 소인(유전적으로 특정 질병에 걸리기 쉬운 잠재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부모의 양육과 더불어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박테리아가 유전되는 성질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일란성 쌍둥이는 한 개의 수정란이 둘로 갈라져 탄생하므로 DNA가 서로 완벽하게 일치한다. 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서로 다른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DNA의 50%만 공유한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100%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둥이보다 내장 박테리아를 더 많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박테리아가 유전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미생물을 쥐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날씬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된 미생물인 크리스텐시넬라 미누타를 채취해 태어난 지 6주가 된 무균상태의 쥐에게 삽입했다. 그 결과, 12일도 채 지나기 전에 이 미생물을 주입한 쥐들이 날씬해지기 시작했다. 이 미생물이 날씬한 몸매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비만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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