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는 피에로… 그런데 왜 공포를 느낄까

 

한여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공포체험과 귀신분장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공휴일인 할로윈이 국내로 넘어오면서 대중적인 축제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날 영화 속 캐릭터나 유명인사의 외모를 똑같이 따라 분장하는데 특히 좀비, 마녀, 해골처럼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귀신 분장을 많이 한다.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다양한 캐릭터 중 특이한 유형이 있다면 바로 피에로다. 귀신이나 괴물이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광대가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피에로는 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일까. 광대로 분장한 사람이나 사진을 보면 몸에 전율이 일어나고 식은땀이 나는 ‘광대 공포증’ 증상을 일으키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다.

영국 셰필드대학교 연구팀이 4~16세 사이 아동과 청소년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방에 장식할 인형으로 가장 선호하지 않는 인형 역시 피에로였다. 심지어 피에로 관련 공포영화나 소설을 본적이 없는 어린 아이들마저 피에로 인형에게서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이 피에로 얼굴에 공포감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감정을 숨긴 마스크’ 때문이다. 곰 인형이나 강아지 인형은 동물의 모습을 귀엽게 표현한 장난감이다. 반면 바비 인형이나 피에로 인형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바비와 피에로도 차이가 있다. 바비는 사람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만 피에로는 피부 색깔을 완벽하게 숨긴 흰 분칠, 가짜 코, 항상 웃는 것처럼 보이는 커다랗고 빨간 입술이 감정을 완벽히 숨긴다. 피에로로 분장한 사람은 화가 났을 때도 웃는 것처럼 보이며 성별, 인종, 연령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분장 뒤에 실제 모습이 가려져 있기 때문에 공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은 슬픔, 기쁨, 분노 등을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자신의 실체를 감추고 위장을 한 채 접근하는 사기꾼, 사이코패스, 살인마 등은 자신의 감정과 표정을 숨긴다. 피에로의 모습은 이러한 사람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얼굴이 되며 막연한 불안감과 불길함을 일으킨다.

광대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피에로를 보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식은땀이 나며 심지어 헛구역질까지 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광대 공포증이 있다면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다른 혐오증과 마찬가지로 광대 공포증도 공포를 느끼는 대상과 서서히 접촉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광대 사진을 보며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마음을 갖는 훈련을 하면 공황 상태에 빠지거나 두려운 느낌이 드는 감정이 점차 해소된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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