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관리사가 유방암 검진의 명수인 이유

 

한 여성에게 유방암이 닥쳤다. 암 진단을 받기 몇 달 전 동네 목욕탕에서 그는 “가슴에 멍울이 있다”는 목욕관리사의 말을 들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이 순간은 유방암으로 투병한 4년간 후회로 남았다. 이 이야기는 실제 유방암 판정을 받은 보건복지부 여성 국장이 자신의 투병기를 담은 책에 실은 내용이다.

유방암은 의사만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베테랑 목욕관리사도 한다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유방암 자가 검진에서도 비누나 로션을 사용해 가슴을 만져 용종을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전남대 의대 교수인 윤정한 한국유방암학회 회장도 지난해 기자들 앞에서 “목욕관리사의 말을 듣고 검진을 받으러 오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고 했다.

이처럼 유방암은 자가 검진이 가능한 질환 중 하나다. 비교적 예후가 좋기 때문에 일찍 발견하면 유방도 살리고 완치될 수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이 작고, 섬유조직이 많아 스스로 만져서 진찰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유방암학회는 “매달 한 번씩 자가 검진하는 것이 좋으며, 생리가 끝나기 직후 일주일 전후가 가장 검사하기 좋은 시기”라고 했다.

한국유방건강재단은 크게 3단계로 나눠 자가 검진할 것으로 권하고 있다. 먼저 평소 자신의 유방 모양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모양이나 윤곽이 변했는지 거울을 보면서 관찰할 수 있다. 육안으로 본 뒤에는 서거나 앉아서 로션 등을 이용해 부드럽게 가슴을 촉진한다. 이때 반드시 유방 바깥쪽 상단부위인 쇄골이나 겨드랑이 밑에서부터 유방 안쪽으로 원을 그려가면서 검진한다. 촉진 후 유두를 짜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자세를 바꿔 누워서 촉진해보면 놓친 문제조직을 발견할 수 있다.

유방암으로 멍울이 생겨도 일반인은 암인지 구별하기 힘들 때도 많다. 우리나라 여성들처럼 유방조직이 치밀하면 10% 미만에서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전문의 진찰이 꼭 필요하다. 한국유방암학회는 “30세 이상이라면 매월 자가 검진이 필요하며, 유방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40대 이상이라면 1~2년 간격으로 임상검진과 유방촬영술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학회는 또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의 하나로 이 달 말까지 전국 59개 병원에서 유방암 건강강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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