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의 역병’ 대사증후군, 홍삼이 해결책?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닥친다는 속담이 있다. 성인병이 꼭 그렇다.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뒤섞여 동시다발로 나타난다. 운동부족과 그릇된 식습관, 스트레스가 쌓여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깨진 현상이다. 뭉뚱그려 대사증후군이라 부른다. 현대인들 사이에서 급증해 ‘21세기 역병’으로도 불린다.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건강검진을 받는 국민 4명 중 1명은 대사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세대 구분 없이 대사증후군 급증

지난 10여년간 대사증후군은 영역을 넓혔다. 더 이상 성인만의 병이 아니다. 청소년 발병률은 미국을 넘어서 성인병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사증후군 발병률은 1998년 4%에서 2007년 7.8%로 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은 6.5% 수준이다. 부모의 생활습관 때문에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경향도 뚜렷하다. 부모 모두 대사증후군일 때 자녀도 대사증후군일 위험은 8배, 부모 한쪽만 대사증후군인 경우 4배에 달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1998~200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대사증후군이 급증하면서 사전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허리둘레, 고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압, 혈당을 모두 챙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을 보면 이러한 항목 중 3가지 이상 문제가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생활습관을 바꾸면 되지만, 말처럼 쉽진 않다. 스트레스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운동은 멀고, 인스턴트식품과 술, 담배는 가깝기 마련이다.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건강기능식품이다. 운동, 식습관 개선과 병행해 평소 꾸준히 섭취하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식품은 홍삼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비만과 혈당, 고혈압,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등 대사증후군 주요 지표에 대한 개선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별, 계층별로 두드러지는 각종 성인병에 폭 넓은 효능을 보여 복합적인 대사증후군 예방에 안성맞춤이다.

홍삼의 대사증후군 개선, 관련 연구 봇물

만성화된 대사 장애가 고장을 일으키는 시기는 대부분 50대 이후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보니 자각하지 못해 방치하다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져 돌연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혈관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 질환이다. 실제 서울시 조사에서도 대사증후군을 겪는 50대 4명 중 1명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았다. 돌연사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홍삼은 이러한 동맥경화와 고혈압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 이화여대 의대 순환기내과 정익모 교수팀이 관상동맥 환자들에게 10주간 홍삼을 섭취하게 한 결과, 수축기 혈압은 물론 혈관의 경직도를 알 수 있는 맥파속도가 심장과 고동맥, 윗팔과 발목에서 모두 감소했다. 또 혈관을 확장하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도 개선됐다. 정 교수팀은 “홍삼이 심혈관근육의 수축과 관련된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효소인 ROCK의 활성을 억제해 혈관내피세포기능과 혈관 경직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홍삼은 또 갱년기 여성의 대사증후군 증상을 완화시켜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도 낮춰준다. 연세대 산부인과 서석교.이병석 교수팀은 폐경 여성을 홍삼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12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홍삼 투약군에서 폐경 증상은 30%,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각각 20% 감소했다. 동맥경화에 영향을 미치는 경동맥 내중막 두께 역시 4% 줄었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홍삼으로 건강 대물림

대사증후군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복부비만에 시달리는 사무직 직장인들에게 특히 홍삼은 유용하다. 체중과 체지방률을 감소시켜 비만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목원대 윤미정 교수팀이 고지방식으로 비만이 된 쥐에게 홍삼추출물 혼합 사료를 먹이로 준 뒤 대조군과 비교해보니 체중과 체지방율, 지방조직 무게, 지방세포 크기 등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윤 교수팀은 “홍삼이 지방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효소인 MMP의 활성을 억제해 지방조직의 무게와 지방세포 크기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학업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 기름진 식습관에 길들여진 청소년을 위해 홍삼을 찾는 부모들의 손길도 늘고 있다. 대사증후군이 아닌 건강을 대물림하기 위해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청소년 맞춤형 홍삼 제품의 매출은 해마다 증가세다. 실제 홍삼은 체지방을 분해시켜 대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연세대 의대 이현철 교수팀이 이러한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홍삼은 탄수화물과 지질대사에 관여하는 AMPK라는 효소를 활성화시킨다. 이를 통해 지방세포에서 떨어진 지방산의 산화를 촉진시켜 혈중 지질을 낮춘다. 반면 에너지 대사의 주요인자인 미토콘드리아 대사 능력은 증강시킨다.

이 교수팀은 또 홍삼이 세포 내 당의 원활한 유입과 소비를 이끌어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혈당을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대학 이종호 교수팀도 2형 당뇨병 환자에게 12주간 홍삼을 투여한 뒤 인슐린 민감도가 회복돼 당뇨 개선효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원래 대사증후군은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의 다른 이름이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지나치게 분비되면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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