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무능한 남자보다 더 싫어하는 남자는?

초복인 18일은 불타는 금요일, 이른바 ‘불금’이다. 여기에 휴가시즌과도 겹쳐 술집마다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보양식에 술 한 잔 곁들이며 여유를 되찾는 것도 여름을 이기는 좋은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절제되지 않은 음주는 단기 기억상실증인 ‘블랙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음주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만취의 기준이 다르다. 술을 잘 마시던 사람도 건강상태와 자기관리에 따라 음주량이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음주량도 줄어든다. 체력 등 자기관리를 소홀히 해온 고령자와 직장인이라면 옛 음주습관을 고집하다 만취상태에서 블랙아웃을 경험하기 십상이다.

블랙아웃은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인다. 전력공급량 초과에 따른 대정전 사태를 일컫기도 하고, 군사적으로는 선제적 핵공격으로 적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만큼 음주 후 최악의 증상이 바로 블랙아웃이다.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는 단기 기억상실이 대표적 증상이다. 뇌기능 전체가 멈춰서버린 것과 같다. 심한 두통은 블랙아웃의 후유증이라 할 수 있다. 술 마신 뒤 기억이 안 나는 것만큼 후회스러운 일도 없으니 개인적 스트레스와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은 2차 후유증에 해당한다.

음주로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은 혈관을 통해 온몸 곳곳을 돌게 된다. 특히 뇌는 혈류 공급량이 많은 장기이기 때문에 알코올로 손상되기 쉽다. 알코올이 뇌신경 세포막에 영향을 줘 시스템을 교란시키면 신경세포끼리 신호를 주고받기가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블랙아웃이 반복되면 대뇌 측두엽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크게 손상돼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알코올성 치매는 대뇌 전두엽에도 영향을 미쳐 충동적, 폭력적으로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주취폭력의 원인이 바로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이다. 국내 알코올성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환자의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랙아웃은 알코올 의존증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반년에 2차례 이상 블랙아웃을 경험했다면 알코올 의존증 초기에 해당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이다. 무엇보다 젊은 시절부터 잦은 음주와 폭음으로 블랙아웃을 반복한 사람의 경우 50대 이후 치매로 발전할 확률이 높아진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조사를 보면 여성들은 무능력한 남성보다 술버릇이 나쁜 남성을 더 안 좋은 배우자감으로 꼽았다.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배우자감으로서 매력도가 떨어질뿐더러 남녀 막론하고 블랙아웃 상태에서는 강력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어 치명적이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 연구에서는 한 잔의 술도 심장에 해롭다고 발표했다. 그렇다고 술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사는 것 역시 결벽에 가까운 일이니 전문의들이 제시하는 절제된 음주습관만 지키면 술 한 잔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공복상태나 수면량이 부족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과음 후 간 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72시간 이내에는 음주를 피한다. 술자리에서는 빠른 시간에 너무 급하게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블랙아웃이 오기 쉬운 만큼 천천히 나눠 마시며,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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