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씻고 또 씻고….자기 제어 불능의 강박증

집 안의 모든 물건을 가지런히 정돈해야 마음이 편안해지고 외출시 가스 밸브를 잠궈놓고도 늘 불안해 하는 사람이 있다. 틈만 나면 손을 씻어 주위에서 지적할 정도인 사람도 있다.

이런 증상이 심하면 불안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데도 자꾸 반복해서 떠올라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태가 되면 강박장애(강박증)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손이 더럽다며 반복적으로 씻는 행동,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계속 확인하는 행동, 성적이나 파괴적 행동에 관한 생각, 강박적인 느낌으로 일상 행동을 미적대고 꾸물대며 느리게 수행하는 것 등이다.

구체적인 행동으로는 손 씻기나 물건 정돈하기, 자물쇠나 가스․수도 꼭지 확인하기, 셈하기, 책의 읽은 부분 다시 읽기 등을 되풀이한다. 자신이 남을 폭행하는 생각, 신과 관련해 욕설과 성적인 생각을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강박 행동이나 생각을 중단하려고 애를 쓰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증상은 더 심해지고 불안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전적, 생물학적, 정신사회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의 1%가 강박장애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사춘기에서 성인 초기에 주로 발병하며, 남녀 비는 비슷하다. 학력이나 지능이 높은 사람 중에 많다.

최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인 항우울제가 개발되면서 강박 장애의 치료 효과가 좋아지고 있다. 이 차단제를 투여하면 환자의 60~70%에서 강박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강박장애는 치료를 빨리 할수록 효과가 커진다”며 “강박장애를 무심코 넘기지 말고 증세가 심해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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