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지도 그리는 어른 의외로 많다

 

“아버님 패드 갈아드렸나요?… 성인 기저귀 붐”

대기업 정 모 부장(48)은 지난해 말 스트레스 때문에 고민하다 ‘대형사고’를 쳤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화장실에 가고 싶은 증상이 나타났지만 일에 치여 무시하고 지냈던 게 화근. 거래업체 대표와 회의 중 참고 참다가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상대 회사 사장의 얼굴색이 오묘했다. 자신의 아래를 보니 ‘아뿔싸’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정 부장은 병원에서 ‘과민방광’ 진단을 받고 기저귀를 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주부 최미애(38)씨는 최근 어머니로부터 “역시 딸 잘 키웠다”고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최 씨는 친정에 갈 때마다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자리보전하고 있는 아버지의 대소변 수발을 하는 어머니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그는 ‘효과가 있을까’하면서도 성인용 기저귀 꾸러미를 사 드렸는데 어머니가 이불을 세탁할 필요가 없게 됐고 늘 짓물러있던 아버지의 엉덩이피부가 깨끗하게 변했다. 어머니는 “딸 덕분에 남편의 얼굴이 밝아졌고 내 시간이 생겼다”면서 주변에 효녀 자랑을 하고 다닌다.어른을 위한 기저귀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독일 기저귀 수입업체인 유로파크 코리아의 이기원 대표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인 기저귀 시장규모가 12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인 기저귀는 이미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에서 고령화경제와 함께 ‘노인 필수생활용품’으로 자리 잡았다. 고령화, 저출산 정도가 심각한 일본에서는 2009년 성인 기저귀 판매가 유아용을 앞질렀다. 현재 일본의 시장규모는 2조 원. 우리나라에서도 인구 고령화가 속도를 붙고 만성병 진단이 늘면서 성인 기저귀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

성인 기저귀는 요실금, 전립샘비대증 환자가 주고객이다. 최근에는 치매나 뇌졸중, 척추질환 등 환자의 변실금 대책으로도 애용되고 있다. 소변을 못 참아 지리는 과민방광 환자용으로도 팔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젊은 여성이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줄이려고 성인 기저귀를 차고 있다는 기사가 세계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유한 킴벌리의 디펜드, 모나리자의 실버그린, LG생활건강의 세이퍼, 한가람인더스의 크리센, 깨끗한 나라의 봄날, 신우피앤씨의 카네이션, 화이트산업의 화이트유, 웰크론헬스케어의 예지보감 등 다양한 상품들이 시판되고 있다.

국내 제품 중 상당수는 ‘성인 기저귀’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려고 ‘요실금 패드’ ‘성인 패드’ ‘특수 팬티’ 등의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성인 기저귀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제품을 내보내온 수입품도 강세다. 유럽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독일 하트만사의 몰리메디는 ‘치매 환자가 뜯어먹어도 별 다른 문제가 없는 기저귀’를 강조한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시장 1위의 유니참 제품은 수입상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동야제약은 최근 일본 시장 2위 업체 아텐토의 성인 기저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로파크 코리아의 이기원 대표는 “성인 기저귀는 제품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어서 통기성, 착용감, 냄새 중화기능, 새어나오는 것을 막는 기능 등을 꼼꼼히 따져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면서 “무조건 싼 것을 구입하기 보다는 사용횟수와 품질 등을 따져 어느 제품이 경제적인지 살펴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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