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배꼽에 살고 있는 것들의 정체

67종의 박테리아…일부에선 고세균까지

사람들의 배꼽 속엔 어떤 것들이 살고 있을까? 평균 67종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자. 연구팀은 66명의 남녀에게 멸균 면봉으로 배꼽을 닦아낸 뒤 이를 자신들에게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하필 배꼽을 선택한 이유는? 밖으로 노출이 덜 돼 있으며 피부 다른 부위에 비해 덜 씻는 장소라서 박테리아에게 비교적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배꼽에서 나온 박테리아를 배양한 뒤 DNA를 분석해 어느 종에 속하는 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모두 2368종의 박테리아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종이 발견됐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극히 일부의 사람에게서 나온 희귀한 종”이라고 말했다.

가장 흔한 8종의 박테리아는 70% 이상의 사람에게서 발견됐다. 1순위는 포도알균이었다. 이 균은 해로운 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방위군 역할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바실루스균도 흔히 발견됐다. 발 냄새의 원인이 되는 이 균은 곰팡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구균도 많았는데 배꼽 깊숙한 곳에 사는 이 균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도 생존하는 강인한 종류다. 연구팀은 “이들 균은 많은 사람들이 흔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서 우리의 예상보다 널리 퍼져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인간의 피부에서 발견된 일이 없었던 극히 드문 종류의 고세균 1종이 나온 표본도 2건 있었다. 이중 한 표본을 보낸 사람은 여러 해 이상 목욕이나 샤워를 한 일이 없다고 스스로 보고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나이, 성별, 인종, 성장한 지역, 애완동물 보유 여부, 배꼽이 돌출형인지 함몰형인지도 물어보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런 요인은 배꼽에 사는 박테리아의 종류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배꼽 생물다양성(Belly Button Biodiversit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최근 ‘공공과학도서관 원(PLoS ONE)’저널에 실렸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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