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공부, 효과 없는 과학적 까닭은?

日 연구진 “장기기억 관련 단백질 때문”

오랫동안 중간 중간에 쉬면서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벼락치기 공부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쥐 실험 결과 명확히 밝혀졌다. 이유도 규명됐다. 뇌의 특정

부위에서 만들어져 장기기억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틈틈이 쉬면서 공부할 때 활성화하기

때문.

과학자들과 교육자들은 현재 벼락치기 공부가 비효율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을

함께 했지만 이유와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솔깃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틈틈이 쉬면서 공부하면 더 잘 기억되는 현상을 ‘간격효과(Spacing Effect)’라고

불렀다. 100여 년 전부터 현상 자체에 대해서 알려져 있었고 최근에는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는 ‘기억공고화’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메커니즘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은 왜 그런지, 어떤 과정과 관계가 있는지 실마리를

풀어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쥐의 눈동자반응(HORK)을 살펴서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관계를 살폈다.

신경과학에서 눈동자반응은 운동기억을 수량화하기 위해 쓰여 왔다. 어떤 자극을

주고 눈동자반응을 통해 그 자극을 기억하는지 테스트하는 것.

RIKEN의 연구에 따르면 한 시간에 몰아넣은 기억정보는 24시간 안에 잊혔지만,

간격을 주고 입력한 기억정보는 하루 이상 지속됐다. 또 연구진이 이전 연구에서

장기기억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 소뇌편엽과 안뜰핵에 국소마취제를 투여했더니

‘벼락치기 정보’는 없어졌지만 ‘간격정보’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진이 소뇌편엽에 아니소마이신과 액토노마이신D 등의 항균제를 투여했더니

간격학습에 따라 저장된 기억정보가 영향을 받았다. 이들 항균제는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약물이다. 이는 소뇌편엽에서 이들 약물에 취약한 특정 단백질이 사실은

장기기억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RIKEN 뇌과학연구소 소이치 나가오 박사는 “간격공부을 뇌과학 원리에 따라 지지한

최초의 연구결과”라면서 “수험생들은 벼락치기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틈틈이

쉬면서 공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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