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퀴벌레 슬금슬금 한반도 ‘점령’

방제업체 세스코, “해마다 50%씩 증가”

요즘 보이는 바퀴는 예전보다 덩치가 큰 경우가 많다. 바로 집바퀴로 흔히 불리는

일본 바퀴다.  

바퀴의 주종을 이루는 것은 10원 동전보다 작은 독일바퀴지만 요즘은 덩치가 그

두 배에 가까운 일본 바퀴가 급증하고 있다.

생활환경 위생업체인 세스코는 10일 “방제를 위해 본사에서 포획하는 개체를

기준으로 할 때 바퀴의 전체 숫자는 2010년 전년대비 23% 증가하는 등 크게 늘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 바퀴는 연간 50%씩 급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동북지역 원산인 집바퀴, 해마다 50% 늘어

한국의 실내 거주 바퀴는 독일바퀴, 일본바퀴, 미국바퀴, 먹바퀴의 네 종류다.

그 중 가장 숫자가 많은 것이 소위 독일 바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종류다.

세스코에 따르면 지금도 전체 바퀴의 85% 가량을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일본 동북 지역이 원산인 일본바퀴다. 원래 미미한 숫자에

불과했으나 최근 3년 새 개체수가 두 배 이상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바퀴의 9%에 이르렀다. 이 같은 증가 추세가 계속된다면 향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독일바퀴를 대신해 한국의 가정을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바퀴는 야외에서도 많은 수가 살아간다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반도의

기후가 따뜻해지고 특히 겨울이 짧아지면서 집밖에 사는 개체들의 생존율이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짐작되고 있다.

따라서 방제 대책을 세울 때도 침입로를 막는 데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실내에

살고 있는 바퀴를 모두 퇴치했다고 해도 외부에서 언제라도 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4% 남짓을 차지하는 소위 미국바퀴.

몸길이가 4cm에 가까울 정도의 덩치, 급하면 짧은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능력

등이 특징이다. 원래 따뜻한 남쪽 지방에 많았으나 역시 온난화와 함께 중부 지방에도

점점 개체가 늘고 있다.

특히 젖먹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주의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과의 이욱교 보건연구사는 “이 바퀴는 유아를 무는

경우도 있다”면서 “유아의 뺨에 묻은 우유나 분유는 바퀴를 이끌어 들이는 유인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덩치만큼 속도도 빨라 199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에서 실험한 결과  시속

5.4km로 달리는 기록을 수립했다.  1초에 1.5m니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이 바퀴는 특히 잡자는 사람의 눈썹을 갉아먹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퀴 벌레를 없애는 생활법

바퀴가 집안에 들어오는 가장 흔한 경로는 시장을 봐온 물건이나 포장지, 박스

등이다. 이런 물건은 실내에 놔두지 않는 것이 좋다. 바퀴 한 마리나 알 한 개라도

집안에 유입되면 일 년에 수천, 수 만 마리로 늘어날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이웃집 바퀴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또한 실외에 거주하던 일본

바퀴가 들어올 수도 있다.

침입 경로가 될 수 있는 각종 틈새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창문

틈이나 방충망 등을 점검하고 하수구, 씽크대 배수관등도 덮개 같은 것으로 항상

막아두어야 한다.

또한, 싱크대나 목욕탕 주변에 물기가 없도록 관리하여 바퀴가 물을 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음식물은 항상 덮어두고 쓰레기를 바로 배출하며 설거지도 곧바로 해야

한다. 부득이 설거지를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세제를 푼물에 담가둬서 바퀴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

바퀴를 완전히 퇴치하기 위해서는 서식처 자체를 제거해야 하는데 실내외에 모두

사는 일본 바퀴는 이런 서식지를 찾기가 특히 어렵다. 세스코 측은 “뿌리는 살충제를

이용할 경우 보이는 바퀴는 죽일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처방으로, 바퀴가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바퀴는 언제든지 외부로부터 유입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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