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깃든 음식, 외로움 달랜다” 입증

외로울 땐 ‘가족과 함께 먹던 따스한 음식’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는 핀란드의 한 마을에 있는 작은 일본식 밥집이

나온다. 혼자서 가게를 꾸려가는 여주인과 마찬가지로 혼자서 훌쩍 여행을 떠나온

여자들이 만나는 곳이다. 머나먼 타향에서 그들은 일본의 대표 음식인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를 나누며 마치 집에 온 듯한 따스함을 느낀다.

이처럼 친숙하고 추억이 깃든 음식은 실제 외로움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팔로 대학교의 조던 트로이시 연구원은 어릴 때 집에서 자주 먹던 친숙하고

추억이 깃든 음식이 마음을 달래고 감정을 추스르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정식인 으깬 감자와 미트로프, 마카로니와 치즈 등은

건강에는 해로울 수 있어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가까운 사람과

다툰 일에 대해 6분 동안 글을 쓰도록 했다. 다른 한 그룹은 감정기복과는 관계없는

주제로 글을 썼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각 그룹을 또 둘로 나눠 한 그룹은 친숙하고 추억이 깃든

음식을 먹은 기억에 대해 글을 쓰고 다른 그룹은 새로운 음식에 대한 글을 쓰게 했다.

설문 결과 가까운 사람과 다툰 일에 대해 쓴 그룹은 외로움을 느꼈다. 이들 중

친숙한 음식에 대해 다시 글을 쓴 그룹은 주로 그 음식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먹던 기억에 대해 쓰면서 다투기 전의 관계를 떠올렸다. 그 결과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따끈한 닭고기 수프를 먹으면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말 그대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인

셈. 단, 닭고기 수프가 친숙한 음식일 때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로이시 연구원은 “친숙한 음식은 가까운 사람과 우리를 항상 연결하는 매개체”라며

“이런 음식을 떠올리다 보면 가까운 사람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영화 속

주인공과 가상의 관계를 상상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이나 물건을 꺼내 보는

것 등을 꼽는다.  이 연구를 통해 친숙한 음식도 외로움을 달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고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21일 보도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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