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힐’을 신는 순간, 몸은 변형되기 시작한다

인간의 몸은 하이힐과 맞지 않게 설계돼 있어

‘킬 힐’ 즉 높은 뾰족구두를 신으면 하이힐 가격표보다 훨씬 많은 값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하이힐을 신으면 몸의 장딴지 근육과 힘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몸 전체의 모양이 변형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유니버시티 대학 마르코 나리치 박사팀은 20~50세

여성 80명을 대상으로 5cm 하이힐을 2년 이상 거의 매일 신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으로 나누고 이들의 신체 상태를 비교했다. 이들 중 11명은 하도 습관적으로

하이힐을 신어왔기 때문에 바닥에 굽이 없는 편평한 신발을 신으면 오히려 불편을

느낄 정도였다.

분석결과 오랜 시간 하이힐을 신으면 발에 통증이나 기형이 생기고 장딴지 근육과

힘줄을 변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음파로 분석한 결과 하이힐을 자주 신은 여성들은

장딴지 근육이 하이힐을 신지 않는 여성보다 조금 더 짧았다. 또 하이힐 그룹 여성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분석한 결과 뒤꿈치 뼈와 장딴지 근육을 이어주는 아킬레스

힘줄이 더 뻣뻣하고 두꺼웠다.

미국 발다리의학협회 대변인 조하나 유너 박사는 “하이힐을 신는 순간 사람의

몸은 뒤틀어지기 시작한다”며 “인간의 신체는 본래 하이힐과 서로 프렌들리하게

설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이힐은 등과 무릎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준다. 발 볼이 좁게 디자인된 하이힐은

특히 3번째 4번째 발가락 사이 통증을 유발하는 몰톤신경종

유발할 수도 있다.

너무 타이트한 신발은 발가락 관절 안쪽의 돌출 부위인 건막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부위는 신발에 자극을 받으면 두꺼워지고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한다. 뾰족한

신발을 신으면 발가락의 첫째 마디가 갈고리 모양으로 굽어지는 추상족지증이 생길

수도 있다.

유너 박사는 “영화 ‘섹스앤더시티’의 캐리 브래드쇼처럼 킬 힐을 즐겨 신으면

당장에는 엉덩이는 더 탱탱하게, 더 크고 날씬하게 보일 수 있지만, 몸은 비정상적인

뒤틀림을 향하여 변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명 조리 슬리퍼라로 불리는 플리플랍 신발도 좋지 않다. 밑바닥이 편평한

플리플랍 신발은 발의 굽은 부분을 받쳐주지 못하고 충격을 흡수하지도 못해 걸을

때마다 안 미끄러지려고 발에 힘을 더 줘야 한다는 것이다. 유너 박사는 “플리플랍은

해변에서 신는 것이지 시멘트 바닥 거리를 활보할 수 있도록 만든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이힐을 꼭 신고 싶다면 신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한다. 또 하이힐을 고를 때는

발이 가장 부어있는 초저녁 시간에 하이힐을 사야하고 굽이 두꺼운 것을 골라 몸무게가

분산되도록 하는 게 요령.

이 연구결과는 ‘실험생물학(Experimental Biology)’에 발표됐으며 미국 건강뉴스

웹진 헬스데이,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 등이 16일 보도했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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