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젊은이도 예외 아니다

강직성척추염-섬유근통증후군 젊은 층 괴롭혀






김선태(18, 가명) 군은 무릎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 크고 작은 병원을 1년 동안

전전하며 치료받았다. 통증은 전신에 있었으나 무릎은 움직임이 불편할 정도여서

수술하면 문제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무릎에만 눈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김 군은 무릎에 생긴 염증을 없애는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러나 통증은 말끔히 가시지 않았다. 무릎의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재발됐다.

김 군의 병은 사실 강직성척추염이었다. 류마티스 전문병원에서 강직성척추염으로

확진이 되자 생물학적 제제 주사만으로도 염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허리가 아프지

않고 무릎이 부어서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온몸의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치는 신연희(37, 가명) 씨. 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은 직장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신 씨는 원인을 찾기 위해 일반적인 피검사부터

CT, MRI까지 여러 검사를 다 해봤다. 관절염 검사도 받고 좋다는 약도 먹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류마티스내과를 찾아간 신 씨. 병명은 섬유근통증후군이었다.

나이가 들어서 생기지 않고 젊은이를 주로 덮치는 류마티스 질환이 있다. 강직성척추염과

섬유근통증후군이 바로 그것이다. 강직성척추염은 10~20대, 섬유근통증후군은 30~50대에

주로 생긴다. 모두 한창 활발하게 움직일 연령층이다.

허리 통증이 모두 다 디스크 아니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겨 오래 지속되면 관절에 변화가 일어나고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을 말한다. 척추는 엉덩이뼈에서 시작해 머리뼈로 연결된다.

강직성척추염은 엉덩이뼈 뒤쪽 가운데 부분인 ‘천골’과 천골 양쪽에 새의 날개모양으로

붙어있는 넓적한 ‘장골’ 사이의 천장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은 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10대 자녀가 무릎이나

발목 통증을 호소해도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할 수 있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는 “사춘기 이전에는 척추보다 다리관절 염증에 의한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어서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강직성 척추염의 가장 큰 문제는 척추, 특히 허리, 등, 목뼈에

강직이 오는 것”이라며 “30대를 지나면 병의 진행이 수그러들기 때문에 30대 초까지는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약물치료와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리가 아프다 해서 디스크라고 단정하고 허리를 푹 쉬게 한답시고 허리를 안

움직이는 것은 강직성척추염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척추염증이 있는 경우 가만히

있으면 근육이 안 움직이기 때문에 더 뻣뻣해지기 때문. 항상 바른 자세로 등과 허리를

곧게 펴고, 고개를 꼿꼿이 펴야 한다. 필요하면 보조기나 코르셋 등을 착용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 관절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아프면 새벽 3~4시경 한번

일어나 집안을 한 바퀴 정도 걸은 후 자도록 한다. 몸통, 목, 고관절 및 어깨 관절을

최대한 뒤로 펴는 운동이나 회전운동이 좋다. 운동할 때 구부리는 자세는 피한다.

이유없이 온 몸이 아프면? 섬유근통증후군 의심

섬유근통증후군은 관절 아닌 그 주변 근육에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병이다. 온몸 이곳저곳이 아프고,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피곤하다. 피로감,

우울증, 수면장애, 과민성방광염 등이 함께 나타난다. 30~40대 여성에게서 많고 약

2%의 사람들이 섬유근통증후군을 호소한다.

섬유근통증후군은 18군데의 주요 압통점을 약 4kg의 세기로 눌렀을 때 11군데

이상 아프면 이 질환으로 진단한다.

한양대 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 이혜순 교수는 “압통점을 세게 눌러서 진단하기

때문에 여성환자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압통점 진단조건에 안 맞더라도 섬유근통증후군이

많아 실제로는 인구의 약 10% 이상이 이런 증세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섬유근통증후근은 약 50만명이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10배에 이르게 된다.

섬유근통증후군은 뚜렷하게 특정부분이 아픈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꾀병으로

오해하기 쉽고 병원을 가도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 당황한 환자들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각종 검사를 반복하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존하기도 한다.

이혜순 교수는 “처음 섬유근통증후군 진단이 있기까지 환자들은 심적으로도 지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류마티스질환 가운데 삶의 질이 무척 떨어지는 병”이라며 “국내에서도

섬유근통증후군 환자들이 확진까지 어느 정도 비용을 쓰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직성척추염과 섬유근통증후군은 왕성하게 사회를 누벼야 할 젊은이에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러나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충분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의사들은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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