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목도리 챙겨야 하는 이유

목은 체온조절 능력 떨어져

날씨가 추워지면서 ‘온(溫)맵시’라는 말이 강조되고 있다. 미니스커트나 얇은

옷으로 옷맵시를 살리기 보다는 내복을 입어 보온성을 높이고 에너지도 절약하자는

의미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온맵시 복장의 효과를 실험한 결과 실내 온도 22도에서

내복을 입지 않을 때와 2.4도 낮은 실내 온도 19.6도에서 내복을 입을 때의 피부

온도가 같았다.

내복 못지않게 온맵시를 책임져주는 패션 아이템은 목도리다. 겨울철 목도리는

소재별, 디자인별, 두르는 방식에 따라 보온성이 약간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목도리나

스카프를 사용하면 3∼5도까지 보온효과를 높일 수 있다.

목이 보온에 특히 중요한 것은 체열 손실의 80% 정도가 머리와 귀, 목 부위를

통해 이루어지는 데다 목을 지나 뇌로 올라가는 굵은 혈관들이 수축되면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서 뇌중풍 같은 치명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희의료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는 “아주 추울 때 밖으로 나가면 머리가 시린

현상이 있기 때문에 머리를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며 “그러나

뇌 부위는 자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반면 목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모자보다 목도리가 보온에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도리는 다른 의류에 비해 세탁을 소홀히 하기 쉬운데 목도리에도 해충,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으므로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목도리는 호흡기와 가까이

있어서 숨을 내쉬면서 목도리 속 각종세균, 감기 바이러스나 독감바이러스 등이 그대로

호흡기로 들어와 알레르기 감기 천식 등을 유발하기 쉽다.

만약 지난해 사용하고 옷장이나 상자에 넣어 보관했던 목도리를 올해 꺼내서 사용한

뒤 목에 좁쌀 같은 두드러기가 생겼다면 범인은 목도리 속에 살고 있는 집먼지진드기일

확률이 높다. 집먼지진드기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물질이다. 습하고

따뜻하며 먼지가 많은 목도리, 옷, 이불, 소파 등에서 잘 번식하고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진 비듬 등을 먹고 산다.

집먼지진드기 번식 막게 자주 세탁하거나 햇볕에 말려야

대부분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인다.

겨울철 재채기 콧물 코막힘의 증세가 나타나면 감기를 의심하지만 집먼지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이 원인일 수도 있다. 감기는 콧물 코막힘 기침 가래 몸살 두통

열을 동반하는 반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맑은 콧물과 코막힘, 갑자기 발생하는 재채기,

열은 없으나 열이 나는 느낌 등의 증상으로 구별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 내과 장윤석 교수는 “사람의 비듬을 먹고 사는 집먼지진드기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요인”이라며

“사람이 좋아하는 환경조건과 비슷한 환경에서 더욱 왕성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특히

실내가 따뜻한 겨울철에는 알레르기 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아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인 모를 비염이나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때는 즉각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고

증세의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고급 소재로 꼽히는 알파카나 캐시미어로 만든 제품은 가볍고 보온성이 우수하지만

관리에 소홀하면 세균의 서식지가 될 수 있다. 울(모)이나 모피로 된 소재 역시 동물성

섬유이므로 가려움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 벨벳은 직물의 표면에 연한 섬유털이

치밀하게 심어져 있는데 소재의 특성상 정전기가 쉽게 생겨 먼지가 잘 털어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목도리 속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려면 일주일에 한번 이상 삶거나 햇볕에 말려야

한다. 특히 모피 소재는 습기로 인한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쉬우므로

드라이클리닝을 한 후 깨끗한 상태로 보관하고 습기 제거제를 사용해 관리해야 한다.

새로 구입했거나 지난해 사용한 후 올해 처음 꺼낸 목도리는 반드시 한두 번 이상

세탁을 해 염색과 가공 과정에서 생긴 유해 화학성분 찌꺼기 또는 먼지와 세균을

제거해야 한다. 물세탁 시에는 깨끗이 여러 번 헹궈 세제가 남아 있지 않도록 주의하고

직물 연화제 등을 사용해 부드럽게 한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합성섬유로 만든 목도리는 피해야 한다. 모직이나

나일론을 소재로 하는 목도리는 땀의 흡수가 잘 안될뿐더러 가려움증을 유발하므로

면으로 된 것이 좋다. 그러나 속옷이 아닌 이상 면제품만으로 추운 겨울을 나기 힘들다.

따라서 피부와 직접 닿는 안감 소재라도 자극이 없는 것으로 하면 좋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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