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 시도

미 연구진, 암 유발않는 만능유도줄기세포 생산법 개발

한국이 ‘황우석 식’ 줄기세포 방식(인간의 난자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식)에 매달려 있는 동안, 미국과 캐나다 등에선 사람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식이 불꽃 튀는 경쟁 양상을 보이면서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 1일 캐나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 안드라스 나기 박사 팀이 ‘운반전담 유전자(PiggyBac)’로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만드는 방법을 발표하더니, 6일에는 미국 화이트헤드 생물연구소

프랭크 솔드너 박사 팀이 이보다 진일보한 유도만능 줄기세포 생산 방식을 발표했다.

솔드너 박사 팀은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줄기세포를 사람의 뇌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까지 성공해 파킨슨병 등 뇌질환 치료에 한걸음 성큼 다가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솔드너 박사가 개발한 방식은 피부세포를 이용해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를 만들면서도,

여태까지 유도줄기세포 제조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돼 왔던 암 발병 가능성을 없앴다는

데 가장 큰 성과가 있다. 솔드너 박사의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학술지 ‘셀(Cell)’

3월호에 실렸다.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2007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 팀이 처음 개발했다.

야마나카 교수는 사람의 체세포(피부세포 등)에 역분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네 가지(Oct4,

Sox2, c-Myc, Klf4)를 바이러스에 실어 옮겨심어 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 인간의

난자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 시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방식이었다.

그러나 야마나타 교수의 방식은 바이러스를 이용한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바이러스에

실린 역분화 유발 유전자가 피부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리지만, 바이러스가 계속

유전자에 남아 있으면서 암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동안 세계 연구진들은 ‘역분화 유전자를 옮겨심으면서도 바이러스의

부작용을 없애는’ 방법 개발에 매달려왔으며, 올 들어 그 성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것이다.

솔드너 박사 팀 역시 바이러스에 역분화 유발 유전자를 실어 환자의 체세포에

옮겨심는 것까지는 종전과 똑같다. 그러나 옮겨심어진 유전자 양끝에 독특한 표지(loxP)를

해놓고, 이 표시를 인식하면 해당 부분을 잘라내 없애버리는 효소(Cre) 유발 유전자까지

함께 삽입함으로써 ‘바이러스의 부작용을 제거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역분화 유발 유전자는 피부세포를 줄기세포로 바꾸는 자신의

역할을 마치면 Cre 효소에 의해 삭제된다. 임무를 마치고 신속히 사라짐으로써 더

이상 쓸데없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의 뇌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데까지

성공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란 뇌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내는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몸 동작과 균형 감각이 상실되는 병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환자의 피부 세포를 이용해 만든 도파민 생산 신경세포를 환자의

뇌에서 자라게 함으로써 파키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데 도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솔드너 박사는 “실제로 파키슨병 치료가 성공하기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라면서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레트, 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6일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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