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잡지, 미용성형 부작용엔 ‘모르쇠’

성형 우울증 보도 않고 건강장점만 부각

여성 잡지들 대부분이 미용 성형수술의 신체적 위험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지만,

수술 뒤 생길 수 있는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많은 여성지들이 여성의 성형수술 결과가 남성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성형을 ‘가치 있는 행동’으로 조장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리차드 카피노 박사 팀은 2002~06년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오프라 매거진(The Oprah Magazine)’

등 영어판 5대 여성 잡지의 기사 35건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잡지의 성형 기사들은 19~34세 여성의 미용 성형과 가슴 성형을 많이 다루었다.

미용 성형수술의 신체적 위험에 관한 정보는 많이 전달했지만, 성형 후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점을 언급한 기사는 18%에 불과했다. 반면 성공적인

미용 성형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쓴 경우는 48%나 됐다.

또한 기사의 29%는 여성의 미용 성형이 남성들에게 어떻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다뤘다. 대체로 잡지들의 성형수술 관련 기사들은 ‘신체적으로는 위험하지만 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기사 내용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성형수술로 인한 다양한 우울증이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비록 미용 성형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어도 수술 전에는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가 없었던 여성이 수술 뒤 이런 증세를 갖게 되는 사례들이 최근 연구들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

성형수술 뒤 우울증의 원인은 사람들이 수술 사실을 알게 될 것에 대한 불안감,

인위적으로 아름다워진 것에 대한 죄책감과 자기비하, 성형에 대한 부정적 사회 인식

등이 꼽힌다.

카피노 박사는 “여성 잡지들이 여성들의 미용 성형에 기여하고 있다”며 “여성지들은

대체로 미용성형을 통해 여성들이 과거의 화나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을 강하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여성지들의 이러한 경향은 미용 성형수술을 받는 대표적 여성으로 여성지들이

꼽는 두 유형에서도 드러난다.

여성지들은 불행하고 불안하며 외로운 여성이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또는 성공하고

매력 있으며 자신 있는 여성이 높은 자존심을 완성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두

가지 유형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연구진은 “대부분 여성들은 이 두 극단 사이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지들은

이 두 극단의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성형 수술을 정당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여성 건강 이슈(Women’s Health Issues)’ 11월 호에 게재 됐으며,

호주 의학 전문 사이트 뉴스 메디컬 넷, 미국 정신 의학 전문 사이트 사이키 센트럴

등이 14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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