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있는 사람 암에 강하다

“치료할 필요 없을지도” 새 학설 파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불편하다. 그리고 자기 몸이 다른 사람에 비해

약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기존 관념을 완전히 뒤엎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이 암에 더 강하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 코넬대 폴 셔먼 박사 팀은 지난 50년간 발표된 암과 알레르기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논문 650개를 모아 그 내용을 상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일수록

전체적으로 암 환자가 적다는 결론이었다.

인간의 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공기 등 외부 환경과

직접 맞닿는 부위와 그렇지 않은 부위다. 피부, 기관지 등은 당연히 외부 공기와

맞닿고, 흔히 우리가 ‘몸 속’이라고 생각하는 위장, 창자 등도 사실은 입구(입)와

출구(항문)가 있어 외부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부위다. 반면 골수, 유방(유선),

전립선 등은 외부와 차단된 부위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외부 환경과 직접 맞닿는 부위에 생기는 암,

즉 자궁암, 피부암, 기관지암, 대장암 등의 경우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게서 그

발생 빈도가 낮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각종 호흡기-소화기 관련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이 기뻐할 만한 연구다.

반면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골수암 등 외부 환경과 직접 접촉 없이

차단된 부위의 경우 알레르기와 암 발병률 사이에는 관련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렇게 부위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암 발생률은 낮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셔먼 박사는 “기침, 콧물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증상은 결국 외부에서

들어온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는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여태까지는 알레르기가

인체 면역 시스템의 비정상적인 작동이라고 해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과연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암 발병률 등을 높이면서 궁극적으로

더 큰 피해를 불러오는 것인지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계간 생물학 리뷰(The Quarterly Review of Biology)’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의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등이 29일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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