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유전자’ 문제 있으면 뚱보 된다

뇌 만족 부위 고장… 듬뿍 먹어도 '헛헛증'

많이

먹으면 뚱뚱해진다. 누구나 아는 만고의 진리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뇌의 이상으로

많이 먹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유전자와 뇌영상 분석으로 규명됐다. ‘선천적

뚱보’들은 행복감과 관계 깊은 유전자에 이상이 있어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어도

뇌의 만족 부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에릭 스타이스 박사 팀은 14~22세 여학생 76명에게 초콜릿

밀크쉐이크와 별 맛이 없는 액체를 먹게 하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통해 뇌 각 부분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맛이 없는 액체를 먹었을 때보다 밀크쉐이크를 먹었을 때 뇌의 선조체가

더 많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을 비교했을

때 뚱뚱한 사람의 선조체는 덜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선조체는 보상-만족과

관련된 뇌 부분이다.

선조체가 덜 활성화되면 “이젠 그만 먹어도 되겠다”고 포만감을 느끼는 시점이

늦어지기 때문에 더 먹게 되면서 살찌기 쉽다는 결론이다.

이어 연구 팀은 이렇게 선조체 활성화 정도가 낮은 사람들을 따로 뽑아내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더니 이들의 유전자는 Taq1A1이라 불리는 부분에서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도파민 수용체(뇌에서 분비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받아들이는 부분)의 숫자가 정상인보다 적어진다.

결국 유전자 변이로 인해 도파민 수용체의 숫자가 적어지고, 그래서 폭식하게

되는 비만의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이다.

실험 참가자들의 체질량 지수를 1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찰했더니 선조체의 활동이

줄어들어 있고,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더욱 뚱뚱해져 있었다.

스타이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분석과 뇌영상 촬영을 통해 비만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성과”라면서 “도파민 전달 체계에 이상이 있는 사람을 미리

발견해 비만 예방과 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가 발간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10월17일자에

게재됐고 미국 과학연구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등에 16일 소개됐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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