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저림증, 컴퓨터 등 손목 많이 쓰면 “저릿저릿”

"당신은 매일밤 나에게 팔베개를 해주는데 손이 저리지 않나요? 나는 컴퓨터작업을 1시간만 해도 손이 저릿저릿한데….”

H그룹 정모과장(39)은 지난해 잠자리에서 아내에게 이런 말을 듣고 웃으며 넘겼다. 아내는 요즘 손저림 때문에 여간 고역이 아니다. 잠자다가 수시로 깨고 아침밥을 함께 먹다가도 손이 저리다면서 숟가락을 놓기도 한다.

도대체 손은 왜 저린걸까? 아내에겐 어떻게 해줘야 하나?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안덕선 교수의 도움말로 궁금증을 푼다.

▽정상적 손저림〓무거운 것에 팔다리가 눌리면 신경의 감각을 받아들이는 부분에 혈액 흐름이 갑자기 줄어든다. 신경 주위에는 대사물이 고이게 되고 신경이 과잉 흥분해 저릿저릿한 느낌이 생긴다. 그러나 압박이 풀리면 곧바로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다리가 팔보다 자주 저린 것은 다리는 체중에 ‘눌리는’ 경우가 많은데다 신경이 팔 부위보다 훨씬 굵어 압박 범위가 넓기 때문. 손도 손목 중간 부분을 3∼5분 꾹 누르면 저려온다.

▽병적 손저림〓밤잠을 못잘 정도로 손저림증이 수시로 나타날 때, 약지 중지 엄지 등이 아프거나 무력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손잡이를 잡고만 있어도 손이 저리고 전화기 숟가락 등을 들기가 힘들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부들은 이때 혈액순환장애라고 자가진단하고 침 뜸 찜질욕 혈액순환제 등에 매달리면서 병을 키우는데 대부분 손목을 과다하게 사용해서 힘줄이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신경이 눌려 생긴 ‘손목터널 증후군’ 때문이다.

간혹 목디스크 당뇨병 갑상샘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2차 증세로 손저림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로 정확히 판별할 수 있다.

손저림증은 40대 여성에게 흔하며 골퍼 요리사 봉제사 미용사 안마사 등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요즘엔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주부 중 손저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30분마다 손목에 힘을 빼고 가볍게 흔드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손저림증 기간이 3개월 이하이고 가끔씩 아프면 물리치료로 충분하다. 3∼6개월이고 주로 밤에만 띄엄띄엄 저릴 때엔 약물치료와 함께 석고붕대로 손을 잠시 사용하지 못하도록 고정시키는 방법 등으로 고친다.

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밤낮없이 저릿저릿,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심하게 저릴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30분 정도 걸리며 정맥마취로 잠든 상태에서 시행된다.

환자의 손바닥을 1.5∼2㎝ 자른 뒤 신경을 누르고 있는 힘줄을 자른 다음 봉합하면 끝난다. 떨어진 힘줄은 2주 안에 자연스럽게 붙기 시작하고 6개월 이내에 완전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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