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안 크고 자꾸 살찌는 어린이…중금속 노출 환경, 의심해봐야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팀 연구..."놀고 난 뒤 얼굴·손 씻기 강조"

중금속의 일종인 수은과 카드뮴 노출이 어린이 성장 지연과 비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금속의 일종인 수은과 카드뮴 노출이 어린이 성장 지연과 비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은과 카드뮴은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으로 신경계, 골격계, 호흡기를 비롯한 주요 기관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어린이의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엄격한 환경규제 대상이다. 정부 역시 수질 및 환경기준 관리를 통해 중금속 배출을 관리하고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연구팀(김신혜·박미정·신민원)이 2015~2017년 진행된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KoNEHS)에 참여한 3~11세 소아청소년 1458명의 소변 내의 무기수은·카드뮴 농도를 분석했다. 이때 연구팀은 무기수은 수치가 높은 그룹(남·여아)과 카드뮴 수치가 높은 그룹 두 개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소변 내 무기수은과 카드뮴 농도가 높은 어린이(남녀 모두)들은 키 성장이 둔화돼 있거나 비만·과체중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 중 무기수은 수치가 높았던 그룹 중 3~5세 남아에게서 키 성장이 지연될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카드뮴 농도가 높을수록 과체중·비만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특히 6~11세 남아 그룹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남아에게서 해당 위험들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은 여아와 비교해 놀이터 등 야외 활동이 잦고, 그에 따른 외부 물질(모래, 먼지 등) 노출이 많은 이유로 풀이된다.

무기수은은 주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다. 특히 △광산 △석탄 발전소 △쓰레기 소각 △형광등 등 수은을 사용하는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배출돼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 공기 중 수은은 바닥에 가라 앉아 모래 놀이 등 바닥에서 활동하는 아이에게 주로 노출된다.

카드뮴은 채광, 화석 연료의 연소,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공기를 통해 확산해 생태계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특히 담배나 쌀, 시금치 등 일부 농작물은 토양 속 카드뮴을 많이 흡수해, 흡연(혹은 간접흡연)과 오염된 농작물 섭취를 통해 인체에 전달될 수 있다.

김신혜 교수는 “수은과 카드뮴 노출이 어린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함으로써 정부 차원의 중금속 오염 관리 및 어린이 건강 보호 조치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됐다”며 “어린이가 활동하는 공간에서 실내 먼지를 자주 청소하고, 야외 놀이터에서 놀고 난 후에는 오염된 옷을 갈아입고 손과 얼굴을 깨끗하게 씻는 것, 그리고 농산물 섭취 전에는 깨끗이 세척하고 껍질을 벗기는 것이 중금속 노출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중증 혹은 응급 중금속 중독 증상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론 ‘킬레이션 요법’이 있다. 이는 비타민·미네랄 등을 함유한 수액에 ‘EDTA’ 등의 약물을 섞어 정맥 주사하면 수은, 카드뮴, 비소, 구리, 망간 등을 체외로 배출한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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