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마구 먹으면… 몸 망가지는데 45분!

 

정은지의 만약에(4)

요즘 여기저기서도 ‘설탕’ 타령이죠? 최근 영국이 2018년 4월부터 ‘설탕세(Sugar Tax)’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이 ‘설탕세’는 특히 영국 어린이, 청소년들 비만의 주원인으로 손꼽히는 ‘가공음료 과다 섭취’를 제재하고자, 몇 년 전부터 관련 보고서를 준비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나온 정책 아이디어입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당류 과다 섭취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차원에서 홍보가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우리 모두 이미 당류 과다 섭취가 건강에 안 좋다는 사실, 잘 알고 있지 않나요?

그럼에도 조금 더 달달하게 음식 맛 내보겠다고 지금도 설탕 한 스푼 넣고 있잖아요. ‘아쉬워서’ 한 스푼 더, ‘뭐 어때’ 또 한 스푼, 그러다보면 어떤 요리에는 설탕 50-100g이 훌쩍 넘어가기도 합니다. 달달한 가공·청량음료나 초콜릿 사탕 등 단 식품을 먹을 때는 어떤가요? 이것저것 간식으로 먹다보면 설탕 50-100g 이상 넘기는 일이 금방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성인 하루 당분 적정섭취량은 약 25g(6티스푼)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는 하루 적정량 2-3배에 달하는 당분을 너무도 쉽게 섭취하고 있는 셈입니다.

설탕이 자신에 해가 된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주관적 판단), 혹은 무의식적으로 계속 단 음식을 찾게 되기 때문에(뇌 중독), 설탕 섭취를 조절할 필요가 없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단 것 많이 먹었어도 아무 이상 없었다고요.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설탕에 의해 몸의 기능이 악화와 회복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 아세요?

설탕이 장으로 들어가 기관과 호르몬 등을 혹사 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은 45분, 그리고 그 기능들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5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번 [만약에]서는, 설탕100g 이상 단 것을 과다 섭취했을 때 우리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간의 흐름을 통해 그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름 하여 설탕의 내 몸 혹사, 추적 60분!

0-15분

① 가장 먼저 치아와 잇몸에 영향을 줍니다. 설탕은 침 속에 잠복해 있는 박테리아와 섞여 산성으로 변하면서 치아를 감싸고 있는 법랑질(enamel)을 공격해 부식 시킵니다.

15-30분

② 장 속으로 유입된 설탕은 작은창자(소장)에서 슈크라제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됩니다. 이후 이당류인 설탕에서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변해 혈액에 흡수됩니다.

③ 단당류의 대사 분해를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성해냅니다. 인슐린에 의해 단당류의 일부는 세포대사(에너지)에 이용되며 이렇게 나온 에너지는 신체의 근육세포로 분배된답니다.

④ 그러나 혈액 속에 너무 많은 양의 설탕이 유입됐기 때문에 모든 단당류가 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머지 단당류는 간으로 보내져 지방성분으로 변해 저장되는데, 단 것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이유입니다.

⑤ 이 시간 동안 혈액내 당수치가 최고조에 이릅니다. 신장의 부신시스템(adrenal system)의 방해를 받아 몸은 상당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죠.

⑥ 부신수질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과 신경전달물질인 에피네프린(epinephrine)이 생성됩니다. 이들 호르몬은 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 박동 수를 높입니다.

30-45분

⑦ 혈압수치가 높아져 있는 상태죠. 과다한 설탕 자극으로 인해 뇌의 보상중추에서는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킵니다. 잠깐 기분이 ‘업(up)’되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⑧ 하지만 곧 인슐린과 호르몬 수치가 치솟아 혈당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결국엔 피로와 짜증이 몰려오고, 두통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혈당농도를 다시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간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 글루코오스(포도당)으로 분해된 후 혈액으로 흘러갑니다.

⑨ 30분정도 지난 후 소화기관에서 머물던 설탕이 팽창되면서 빠르게 빠져나가는데, 이때 배 통증을 일으키고 때에 따라 속이 부글거리는 복부팽만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45분 이후

⑩ 설탕이 유발한 호르몬 교란으로 인해 식세포 기능도 방해를 받습니다. 식세포란 체내의 이물이나 세균들을 없애는 정화작용에 필요한 세포인데요. 식세포 기능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은 면역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상대적으로 설탕 섭취 이전 보다(약 1시간 전) 몸이 해로운 세균과 박테리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⑪ 이렇게 설탕이 뇌, 장, 면역시스템 등 몸을 혹사시키는 시간은 45-60분 이내. 그런데 신체 기능과 면역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보통 5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당으로부터 혹사된 후 몸의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과다한 당 섭취! 과감히 조절할 수 있어야겠지요.

과도한 설탕이 내 몸을 혹사시키는 과정 잘 이해하셨나요? 아예 설탕을 끊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당분이 우리 몸의 에너지를 내는데 주요 성분임을 감안할 때 무조건 먹지말라는 것도 문제가 있지요. 물론 천연당이냐, 첨가당이냐 등 그 종류에 따라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만요. 그러나 달달한 유혹에 가려진 덜덜한 결과들이 어떤지 잘 알고 있잖아요? 비만, 당뇨, 면역시스템 교란 등 몸을 혹사시키는 단 음식의 유혹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이미 단맛에 중독돼 있는 우리의 뇌일지도 모르지만, 의식적으로 먹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 것을 찾는 횟수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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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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